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을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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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종일 바쁘게 움직였는데도 손에 남은 것이 없는 것 같거나, 쉬는 날 소파에 누워 있다가 문득 아무 쓸모도 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을 때가 있습니다.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을 때 마음은 사실과 상관없이 스스로를 가혹하게 평가합니다.

요약: 쓸모로 나를 재는 습관은 개인의 약점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방식과 이어져 있다는 해석이 있습니다. 서로 다른 시대와 문화의 세 사람, 장자와 한병철과 크리스틴 네프의 시선을 나란히 두면 그 습관이 조금 느슨해집니다.

쓸모로 나를 재는 습관은 어디서 올까

한국 출신의 철학자 한병철(Byung-Chul Han)은 2010년 『피로사회』에서 오늘의 사회를 ‘해서는 안 된다’는 금지보다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명령으로 움직이는 ‘성과사회’로 진단했습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이런 사회에서는 밖의 누군가가 강요하지 않아도 사람이 스스로를 몰아붙이고, 그 끝에 탈진과 우울이 찾아옵니다. 이것은 많은 사람이 공감하면서도 모두가 동의하는 것은 아닌 하나의 해석입니다. 다만 쓸모없다는 느낌이 나만의 결함이 아니라 시대의 분위기와도 이어져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알려줍니다.

참고: 한병철(Byung-Chul Han), 『피로사회(Müdigkeitsgesellschaft)』(2010), The Burnout Society.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을 때 떠올려보는 들판의 외로운 큰 나무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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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쓸모없는 큰 나무

고대 중국의 철학서 『장자』 「소요유」에는, 혜자가 쓸모없이 크기만 한 나무 한 그루를 두고 걱정하자 장자가 답하는 대목이 있습니다. 장자는 그 나무를 아무것도 없는 넓은 들판에 심어 두고 곁을 거닐거나 그 아래 누워 쉬면 된다고 말합니다. 쓸모가 없으니 도끼에 베일 일도 없고 무엇도 해를 끼치지 못하는데, 쓸모없음을 걱정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는 취지입니다.

참고: 『장자』 「소요유(逍遙遊)」, Zhuangzi (book).

두 사람의 말은 같은 것이 아닙니다

한병철은 쓸모와 성과로 사람을 재는 현재의 구조를 비판적으로 진단했고, 장자는 쓸모의 바깥에서 쉴 수 있는 자리를 이야기했습니다. 시대도 문화도 다르고 하려는 말도 다릅니다. 같은 결론이라고 하기보다, 쓸모라는 잣대가 유일한 것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을 서로 다른 방향에서 비춰주는 두 개의 창문으로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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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네프가 말한 자기연민

심리학자 크리스틴 네프(Kristin Neff)는 2003년 논문에서 자기연민을 세 가지 요소로 정리했습니다. 고통이나 실패 앞에서 스스로를 가혹하게 비난하는 대신 친절하고 이해하는 태도를 갖는 자기친절, 내 경험을 나를 고립시키는 것이 아니라 인간 경험의 일부로 보는 보편적 인간성, 고통스러운 생각과 감정에 휩쓸리지 않고 균형 있게 알아차리는 마음챙김입니다. 그는 이런 태도가 자기 비난과 고립, 곱씹기가 가져오는 부정적 결과를 막아줄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출처: Neff (2003), Self-Compassion: An Alternative Conceptualization of a Healthy Attitude Toward Oneself, Self and Identity.

쓸모없다는 생각을 알아차리고 이름 붙이기

‘나는 쓸모없는 사람이다’라는 문장이 떠오르면, 그것을 사실로 받아들이기 전에 ‘쓸모없다는 생각이 지금 올라왔구나’ 하고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보세요. 생각이 곧 나 자신이 되는 것을 막아주는 것이 네프가 말한 마음챙김의 역할입니다. 이름을 붙이는 것만으로도 생각의 무게가 조금 줄어듭니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사실

쓸모없다는 느낌은 혼자 겪는 이상한 일처럼 느껴지지만, 많은 사람이 비슷한 순간을 지나갑니다. 일이 줄었을 때, 몸이 아플 때, 돌봄의 시기가 끝났을 때 사람은 자주 자신의 가치를 의심합니다. 이것이 인간 경험의 일부라는 네프의 관점은, 고립감을 덜어주는 가장 단순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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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모와 상관없이 하는 일 하나 정하기

장자의 나무 곁에서 쉬는 것처럼, 하루에 아무 목적도 없는 일을 15분만 해보세요. 목적 없이 걷기, 창밖 바라보기, 차를 천천히 마시기처럼 결과를 남기지 않아도 되는 일입니다. 이 시간은 쓸모를 증명하지 않아도 내가 여기 있다는 감각을 연습하는 시간이 됩니다.

오늘 한 일 대신 오늘 곁에 있던 것 적어보기

저녁에 ‘오늘 내가 해낸 일’ 대신 ‘오늘 내 곁에 있었던 것’을 세 가지 적어보세요. 따뜻했던 햇빛, 누가 건넨 인사, 맛있었던 한 끼처럼 성과가 아닌 것들입니다. 쓸모로만 하루를 평가하던 눈을 조금 돌려주는 연습입니다.

쉬는 날 죄책감이 올라올 때

쉬면서도 ‘이래도 되나’ 하는 죄책감이 올라온다면, 쉬는 것 자체를 하나의 일로 허락해 보세요. 쉼은 쓸모를 쌓은 뒤에 얻는 보상이 아니라, 사람이 계속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 마음이 오래 이어질 때

쓸모없다는 느낌이 몇 주씩 이어지고 잠, 식욕,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혼자 견디기보다 가까운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이야기해보세요. 철학적 관점과 자기연민은 마음을 살피는 데 도움을 줄 뿐, 지속되는 어려움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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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마음에 남은 장면이 있다면 3줄 기록 양식에 옮겨 적어 볼 수 있습니다. 세 줄이면 충분합니다.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을 때에 대해 조금 더

쓸모없는 사람이 된 것 같을 때와 이어지는 이야기로 쉬는 날인데도 마음이 편하지 않은 이유 글도 참고해보세요.

이 주제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자기연민(self-compassion) 관련 자료도 참고할 만합니다.

가라앉은 기분이 몇 주 이어진다면 미국 NIMH의 Depression(영문)에서 증상과 치료 방법을 확인해보세요.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