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를 돌아보다 후회만 적게 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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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들기 전 하루를 돌아보다 보면 잘한 일은 금세 지나가고, 말실수와 미뤄둔 일, 아쉬웠던 장면만 줄줄이 떠오릅니다. 하루를 돌아보다 후회만 적게 될 때, 돌아보기는 어느새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이 아니라 하루를 다시 혼내는 시간이 되어 있습니다.

요약: 하루를 돌아보다 후회만 적게 되는 것은 흔한 일이며, 돌아보기와 곱씹기는 비슷해 보여도 다른 방향입니다. 질문과 기록 형식을 조금 바꾸면 같은 시간이 훨씬 덜 무거워집니다.

돌아보기와 곱씹기는 비슷해 보여도 다릅니다

심리학자 트레이너(Treynor)와 곤잘레스(Gonzalez), 놀런-획세마(Nolen-Hoeksema)는 2003년 연구에서 반추를 두 갈래로 나누어 살폈습니다. 하나는 지금의 상태를 이루지 못한 기준과 비교하며 같은 자리를 맴도는 ‘곱씹기(brooding)’이고, 다른 하나는 문제를 풀어보려고 의도적으로 안쪽을 들여다보는 ‘되돌아보며 생각하기(reflective pondering)’입니다. 이후 연구들에서는 곱씹기 쪽이 우울한 기분과 더 가깝게 연결된다고 보고되어 왔습니다. 후회만 적힌 기록은 되돌아보기의 모습을 한 곱씹기일 수 있다는 뜻입니다.

출처: Treynor 외 (2003), Rumination Reconsidered: A Psychometric Analysis, Cognitive Therapy and Research.

하루를 돌아보다 후회만 적게 될 때 밤에 켜둔 책상 램프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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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후회만 적히는 걸까

하루 중 잘 흘러간 일은 당연하게 지나가서 기억에 크게 남지 않습니다. 반대로 어긋난 장면은 선명하게 남아서 돌아볼 때 가장 먼저 떠오릅니다. 그래서 기록을 시작하면 저절로 아쉬운 장면부터 쓰게 되고, 그렇게 쓰인 글은 하루가 실제보다 더 나빴던 것처럼 보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질문을 바꾸면 기록이 달라집니다

“오늘 뭐가 잘못됐지”라는 질문은 후회를 끌어내는 질문입니다. 대신 “같은 일이 다시 오면 한 가지만 다르게 한다면 무엇일까”라고 물어보세요. 이 질문은 이미 지난 일을 다시 평가하는 대신 다음 장면을 향합니다. 같은 아쉬움도 앞을 보고 적으면 곱씹기가 아니라 되돌아보기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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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 한 줄, 다음 행동 한 줄

후회를 적더라도 반드시 그 옆에 다음 행동을 한 줄 붙여보세요. “회의에서 말을 끊었다. 다음에는 상대의 문장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본다”처럼요. 후회만 적으면 감정이 남고, 행동을 함께 적으면 숙제가 남습니다. 숙제는 감정보다 훨씬 다루기 쉽습니다.

잘한 일도 같은 크기로 한 줄

눈에 띄는 성취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끼니를 챙겨 먹은 것, 약속 시간을 지킨 것, 미루던 연락을 한 통 한 것도 오늘의 몫입니다. 당연하게 해낸 일을 같은 크기로 적어두면 후회가 하루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보이는 착각이 줄어듭니다.

기록하는 시간을 조금 앞당겨보기

잠들기 직전의 지친 상태에서는 같은 일도 더 무겁게 느껴지기 쉽습니다. 저녁을 먹은 뒤나 샤워 전처럼 몸이 조금 덜 지친 시간에 기록해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시간대만 바꿔도 같은 하루가 덜 가혹하게 보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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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시간을 짧게 정해두기

후회를 적기 시작하면 끝없이 이어지기 쉽습니다. 5분 정도로 시간을 정해두고 타이머가 울리면 그 자리에서 멈춰보세요. 다 쓰지 못한 생각은 내일 이어서 써도 되고, 그대로 두어도 괜찮습니다. 끝나는 시간이 정해져 있으면 곱씹기가 길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같은 후회가 반복해서 적힐 때

며칠째 비슷한 후회가 적힌다면, 그것은 내가 못나서가 아니라 반복되는 상황이 있다는 신호일 수 있습니다. 후회의 내용보다 그 장면이 어떤 조건에서 생기는지를 살펴보세요. 피곤한 오후, 특정 사람과의 대화처럼 조건이 보이면 작은 조정으로 다음 장면을 바꿀 수 있습니다.

다 쓴 뒤에 닫는 문장 하나

기록이 끝나면 “오늘은 여기까지”라고 한 줄로 마무리해보세요. 돌아보기에 끝이 있다는 것을 몸에게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닫는 문장이 있으면 노트를 덮은 뒤에도 같은 생각을 이어가지 않게 도와줍니다.

곱씹는 마음이 멈추지 않을 때

후회가 끊이지 않고 몇 주씩 이어지거나, 잠과 식욕, 일상에 영향을 준다면 기록의 방법을 바꾸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혼자 견디기보다 가까운 사람이나 전문가에게 이야기해보세요. 이 글의 방법은 가벼운 곱씹기를 다루기 위한 것이지, 지속되는 어려움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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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쓸 때와 화면에 쓸 때

손으로 천천히 쓰면 문장을 고르는 사이에 감정이 조금 가라앉기도 합니다. 반대로 화면에 빠르게 적으면 생각의 속도 그대로 후회가 쏟아지기 쉽습니다. 어느 쪽이 맞는지는 사람마다 다르니, 후회가 길어지는 날에는 쓰는 방식을 한 번 바꿔보는 것도 방법입니다.

오늘의 나를 친구처럼 대해보기

친구가 같은 하루를 보냈다면 나는 어떤 말을 해줄까를 떠올려보세요. 아마 “그럴 수 있었겠다”, “그래도 이건 잘했네” 같은 말이 먼저 나올 것입니다. 그 말을 그대로 기록 끝에 한 줄 적어두면, 돌아보기가 나를 평가하는 시간이 아니라 나를 이해하는 시간에 조금 더 가까워집니다.

기록이 숙제가 되지 않게

돌아보는 시간이 의무처럼 느껴지기 시작하면 그것 자체가 또 하나의 부담이 됩니다. 하루쯤 건너뛰어도 괜찮고, 쓰고 싶지 않은 날은 한 줄만 적어도 충분합니다. 기록은 나를 점검하는 도구이지 매일 통과해야 하는 시험이 아닙니다.

하루를 돌아보다 후회만 적게 될 때에 대해 조금 더

하루를 돌아보다 후회만 적게 될 때와 이어지는 이야기로 잠들기 전 생각이 계속 움직일 때 적어볼 것 글도 참고해보세요.

이 개념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반추(rumination) 관련 자료도 참고할 만합니다.

일반적인 자기 돌봄 안내는 미국 NIMH의 Caring for Your Mental Health(영문)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습니다.